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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술자리개그/ [[사기]] [골계열전] 일부

Serotonin 님과 트윗을 주고받다가 술은 같이 마시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아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젯밤 술김에 신나서 번역하다가 어려운 한자가 많아서 그냥 저질 언어학 개그로 넘어갔는데, 오늘 사전을 찾아가면서 나머지 부분을 옮겼다. 순우곤 이 아저씨, 즐거운 술자리를 실컷 상세하게 묘사한 다음 정색을 하고 `그러니까 이러지 말자는 거죠.’라고 수습하다니, 참 치사해서 사랑스럽다. 게다가 그 결과로 술자리가 있을 때마다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니 부럽기 짝이 없다.

+물론 이 저질개그 자체는 Serotonin 님과 아무 상관이 없다.

제(齊) 위왕(威王)은 매우 기뻐하면서 후궁에서 주연을 베풀고는 순우곤을 불러서 그에게 술을 하사했다.

“선생은 얼마나 마셔야 취하는가?”

“저는 한 말(1.94리터)로도 취하고 한 섬(=열 말=19.4리터)으로도 취합니다.” (( http://ja.wikipedia.org/wiki/斗 위키피디아 일본어판을 보면 1말이 주(周)대에는 1.94리터, 진(秦)대에는 3.43리터라고 되어 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전국 시대니까 주를 기준으로 했다. ))

위왕이 물었다.
“선생이 한 말을 마시고 취한다면 어떻게 한 섬이나 마실 수 있겠나! 그 설명을 들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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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언어학개그/ 조음 음성학은 어떻게 키스에 도움이 되는가

[ [저질 언어학] 개그 ]가 아니라 [ 저질 [언어학 개그] ]입니다.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애교를 부리다가 이불 속에 들어와서 아래 글을 썼다. 나는 주사를 말로 부리는 편인 것 같다. 행동으로 하는 쪽이 오히려 뒤끝이 없을 것 같은데. 이것은 언어학 개그가 아니라 자학 개그다. OTL

조음 음성학에서는 말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방식을 다룹니다. 인간의 말소리는 공기가 폐나 목, 입, 혹은 입 밖으로부터 코나 입을 거쳐서 들어가거나 나오면서 생기는데, 이때 각 소리의 특성은 주로 코와 입 안의 모양에 따라 결정되고, 코와 입 안의 모양은 혀와 입술, 목젖, 여린입천장 등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공기가 통과하는 소리통 역할을 하는 코와 입 안의 모양을 결정하는 신체 부위를 조음 기관이라고 하고, 조음 기관 중에서 인간이 자기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각각 능동부와 수동부라고 부릅니다. 조음 음성학에서는 능동부의 어떤 부분이 수동부의 어떤 부분에 어느 정도로 가까이 가는지를 가지고 말소리를 기술하므로, 결국 대표적인 능동부인 혀와 입술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는 것을 주로 공부합니다. 따라서 조음 음성학의 지식은 혀와 입술의 움직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행위인 키스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우선 모국어의 음성학을 배우는 단계에서는 이미 익숙한 소리의 조음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자기가 혀와 입술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는 외국어의 음소, 혹은 더 나아가서 추상적인 소리를 기술하고 조음해 보면서 자기의 혀와 입술의 움직임을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훈련을 받으면 키스를 할 때 단순히 `감’에 따라 깨물거나 비비거나 핥거나 빠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가 어디를 자극받고 있는지와 어디를 어떻게 자극해야 할지를 아는 동시에 목표한 자극을 위해 자기의 혀와 입술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훈련은 실제 키스 경험이 없어도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공연히 서투른 키스로 상대에게 부끄러운 흑역사를 남길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너무 능숙한 테크닉 때문에 상대가 과거를 의심하더라도, 조음 음성학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해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음 음성학은 키스 테크닉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상대를 안심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키스에 참여하는 두 사람이 모두 조음 음성학을 공부했다면 자기가 상대를 리드하는 것을 넘어서 자기의 요구를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까지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의미로 보면 키스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이인 합동 조음일 것입니다. 달콤하고 끈적끈적한 크렘 드 카카오 화이트(Crème de Cacao White)를 윤활제로 입안에 머금고 이인 합동 조음을 연습해 봅시다. 해피 발렌타인!

자체 제작 아이폰 벨소리 5선

2010년 2월 1일 열차 안에서 개러지밴드로 벨소리 열댓 개를 만들다 보니 서너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책 읽기나 영화 보기보다 집중이 잘 되면서도, 이미 가지고 있던 미디 파일을 가공하는 정도라서 크게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 동안에는 이 블로그에 쓸 파비콘(파비콘 그림)을 만들었다. 역시 랩톱은 여행길의 좋은 친구(…)

하지만 이날 만든 벨소리를 다음날 다시 들어보니 쓸만한 것은 몇 개 되지 않는다.

1. (전반부) 벨소리 (M4R)

  • 작곡: 초희 (2006년 2월)
  • 편곡: frozenfire (2008년 10월 26일)

2. 새 벨소리 (M4R) 미디 (MID)

  • 작곡: 초희 (2006년 2월)
  • 편곡: frozenfire (2010년 1월 30일) (( 2010년 2월 6일 수정))

3.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주제곡 벨소리 (M4R) 미디 (MID)

  • 작곡: 곤도 고지 (近藤 浩治) (1985년)
  • 편곡: 초희 (2004년 4월 10일)

4. Paula e Bebeto 벨소리 (M4R) 미디 (MID)

  • 작곡: 미우톤 나시멘투 (Milton Nascimento)
  • 편곡: frozenfire (2010년 1월 30일)

5. (모 대학교 중앙도서관 폐관 방송 삽입곡)

  • David Lanz – Behind The Waterfall (제보: k)
  • 채보: frozenfire

Creative Commons License
frozenfire·/ti/가 만든 아이폰 벨소리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서 사용합시다.

2010년 2월 6일 k 님의 요청에 따라 미디 파일도 올립니다. 아이폰 벨소리는 길이가 40초 이내로 제한되어 있고 개러지밴드에서 제공하는 악기의 종류가 미디보다 적어서, M4R 파일의 빠르기와 음색 등이 원본 MID 파일과 다를 수 있습니다.

뒷북 언어학 아이템 몇 가지

2010년 2월 5일 본문 수정

1. “노언어학자는 죽지 않는다, 다만 흔적을 남길 뿐이다.”

Old linguists don’t die… they just leave a trace.

http://www.cafepress.com/+old_linguists_jr_hoodie,13969110 via PhD Comics – Grad Forum – On Academia – Linguists unite and geek out!

흔적을 남긴다는 표현은 다른 티셔츠 문구에 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블로그에서 쓰는 필명 /ti/의 의미를 한 가지 더 추가해도 되겠는데? 🙂

1.을 발견한 김에 몇 년 묵힌 소재까지 같이 내놓아 보자.

2. Speculative Grammarian

1.의 문구가 나온 http://shop.cafepress.com/linguists 여기에 있는 여러 아이템을 가만히 보니까, 상당수가 언어학 개그의 본거지 Speculative Grammarian에 나온 것들이다. SpecGram에는 아침 식사 시 성인의 평균 발화 길이에 커피 섭취가 미치는 영향 등 재미있는 글이 많아서, 앞으로 언어학 개그 창작에 더욱 정진해야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데 좋은 자극이…… 안 된다. 좋은 언어학 개그를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언어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 흠흠흠.

3. CunninLynguists – Linguistics가 아니라Lynguistics

cunnin이든 뭐든 상관없어! 듣보잡 학과를 소환해주는 것만으로도 무조건 감사하는 거야! 우와아아앙! (( 하지만 `언어학’이 영어로 `linguistics’인 줄 모르는 타과생이 더 많을 거야. OTL ))

실제 가사는 언어학과 전혀 상관이 없지만, 바이올린 소리를 깔고 `언어학, 언어학, …’하는 훅 부분은 졸업 전에 한번은 써먹고 말겠다고 삼 년째 다짐하고 있다.

최근에 한 잘못

무엇인가를 좋아한다고 선언하는 것이 자기가 그것을 가지는 데에는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어떤 행동을 싫어한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나 자신이 절대로 그 행동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나는 그런 선언을 하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내가 그 행동을 해 버렸어도 놀라울 것이 없다.

  하지만, 아니, 오히려 그래서 더 부끄럽다. 유명인의 팬질을 하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의 미덕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다고 단언해 놓고도, 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 그것을 싫어한다는 감정만으로 완전히 선을 그은 양 만족하고 있었다. 그것을 하지 않으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데 말이다.

  내가 오랫동안 싫어해 온 행동을 해 버렸다. 자기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대접하라는 것이 황금률이지만, 내가 받고 싶어하는 것을 받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 내가 몇 년 동안 줄기차게 내세운 주장이었다. 그런데 특히 지난 일이 주 동안, 머릿속에서 나 같으면 상관없다는 판단이 선 즉시 상대에게 그대로 해 버린 언행이 적지 않다. 그 때문에 감정이 상했거나 곤란한 일을 겪었을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잘못은, `저 사람도 이런 것은 안 따지겠지? 안 따질 거야.’ 따위의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것이다.

젊다는 것은 이유가 못 돼요 #1

나는 젊음이나 패기, 열정을 가지고 무엇인가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 냉큼 덧붙이자면, 그렇다고 해서 (물론 내가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으나) 무기력하거나 자포자기한 것은 아니다. 내가 시도해 보는 일들이 하나같이 사소하기는 해도, 그 가짓수가 적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저 나는, (i) 혹시라도 심각하고 거창한 일을 하더라도 `도전’이라는 말을 `시도’ 이상으로 긍정적인 뜻으로 쓰고 싶지는 않고, ((상황을 싸움이나 전쟁에 빗대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한국 사회, 혹은 한국어에서 이런 현상이 특히 심하다는 글을 최근에 어느 블로그에서 읽었는데, 어디였더라……? 끙끙끙. 긁적긁적.)) (ii) 할 만한 동기와 이유가 있는 일을 하는 것은 젊은 사람에게만 가능하다는 전제가 싫은 것뿐이다. ((할 만한 동기와 이유가 있는 일이 있을 때 주위의 시선 등을 고려하지 않고 지르는 것이야말로 젊음의 증거, 혹은 `젊음’의 정의라고 할 수도 있겠다. 증거라고 한다면, 나는 기믹질을 하면서 놀 때가 아니고서는 스스로 젊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정의라고 한다면, 왜 그렇게까지 `젊음’의 외연을 넓히고 싶어하는지 묻겠다.)) 메롱.

  행동의 동기나 이유보다 젊음이 부각되는 것만 해도 전혀 동의할 수 없는데, 하물며 어떤 일에 대해서 그 일을 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거나 들을 생각도 없이 젊다는 것 자체로 충분한 동기가 된다고 해 버린다면 그나마 진지하게 대답을 준비하려고 했던 것이 억울해진다.

“한번 해 봐, 젊으니까.”

어른이나 늙은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여기서 `젊으니까’라고 말한 것은 웬만하면 `무기력한 내가 못 이룬 꿈을 네가 실현해야만 하니까’ 아니면 `지금 네가 하는 짓은 어차피 진정성 없는 치기니까’ 둘 중 하나로 들어야 할 터이다. 일일이 정색하면서 부정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다.

기혜, 릴리 앨런

기혜(騏蕙)

새 자전거의 이름은 색깔에 맞추어 박하나 비취 중에서 한 글자를 넣으려고 했지만 네 글자가 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기기(騏驥)와 혜채(蕙)의 각 첫 글자로 정했다. 중·고등학교 국어 참고서 식으로 말하자면, [이소(離騷)]의 도입부에서 화자가 자신의 긍정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데 사용한 소재 두 가지로부터 따 왔다고 할 수 있다. (( 不撫壯而棄穢兮,何不改乎此度?
騏驥以馳騁兮,來吾道夫先路。
昔三后之純粹兮,固衆芳之所在。
雜申椒與菌桂兮,豈維紐夫蕙茝
http://zh.wikisource.org/wiki/離騷)) 며칠 묵은 고민이 드디어 끝났다.

그런데 마음이 썩 편하지 않다. 처음에 물건에 사람스러운 이름을 붙일 때는 이렇게 진지하고 거창하지 않았다. 첫 자전거를 가벼운 애칭으로 보라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두 번째 자전거는 마침 [[정무문(견자단 주연의 드라마 버전)]]을 복습하면서 곽원갑의 제자 유진성의 이름을 따서 부르다가 나중에 자전에서 적당히 한자를 찾아서 끼워 맞춘 것이다. 그때는 전혀 고민하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부른 것이 그대로 이름이 되었는데, 이제는 빙하(憑荷)나 은비(銀翡) 등 이름을 몇 개씩이나 떠올려 놓고도 눈에 차지 않는다고 무려 [이소]를 인용한다. 여러 가지를 낭비했다는 기분이 든다. 기왕 지은 이름을 가지고 계속 고민하는 것은 더 심한 낭비가 될 테니까, 인제는 즐겁게 타기나 해야겠다.

블랙캣 콤팩트 3.0 ((디앤샵: http://www.dnshop.com/front/product/ProductDetail?PID=C876_c0904&CID=R3101188 (그나저나 여기서는 왜 이렇게 비싸게 팔지?) ))

릴리 앨런(Lily Allen)

사실 몇 시간 전에 처음 본 이름이지만, 우연히 발견한 아래 사진이 나의 기혜 이미지 실사판 같아서 냉큼 가져왔다.

Lily Allen ((릴리 앨런 공식 사이트의 뉴스 페이지: http://www.lilyallenmusic.com/lily/news/1771482))

티셔츠를 입어 주세요

이 포스트는 2010년 1월 23일까지 최상단에 놓습니다. 또한 본문 퍼가기를 매우 권장합니다.

아래 문구가 적힌 옷이나 가방을 착용해 주실 분을 모집합니다.

Articulatory phonetics improves your kiss technique.
(조음 음성학을 공부하면 키스 테크니션이 될 수 있어요.)

지금까지 찍었던 어떤 도안들보다도 더 공들여서 만들겠습니다. 도안 형태도 가능한 한 입어 주실 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짜겠습니다. 제작 비용은 물론, 배송비가 들더라도 제가 모두 부담하겠습니다. 받아서 서랍 속에 묵혀 두지 말고 입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입어 주실 분은 아래 사항을 원하시는 대로 기재하셔서 2010년 1월 23일까지 이메일을 보내 주세요.

  • 물건: 티셔츠, 와이셔츠, 가방 등
  • 색상
  • 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