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언어학

인터내셔널 가 카탈루냐 어 음성 전사 악보

0_악보: http://frozenfiremeidi.net/blog/wp-content/uploads/2010/05/internacional-cat.pdf

1_트위터에서 @sejongtwit 님의 요청으로 만들었다. 구체적인 독자를 미리 정한 덕에, 악보에 발음 설명과 참고 자료를 많이 넣었다. 각 음성 기호에 해당하는 조음 과정은 내 나름대로는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생각하지만, 언어학에 오염되지 않은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로 통할지 잘 모르겠다. 궁금하다. 구체적인 음가를 더 알고 싶다거나 악보에 나온 기호가 궁금하다거나 크고 작은 오류를 발견했다거나 그밖에 아무 말이나 하고 싶다면 댓글을 아끼지 말자.

2_다른 로망스 언어들과는 달리 카탈루냐 어는 카스티야 어(통칭 스페인 어)와 마찬가지로 /b/와 /v/의 구별이 없다. b-v 대립이 없는 바스크 어의 영향이라는 주장이 있고, 바스크 어에는 이에 상응하는 무성음 쌍 p-f의 대립이 없지만 카탈루냐·카스티야 어에는 p-f 대립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바스크 어의 영향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당장은 저자가 Lasnik이라는 것 이외의 서지사항이 생각나지 않으니까 나중에 보충하겠다.))

3_lluita(프랑스 어 lutte; 이탈리아 어 lotta; 포르투갈 어 luta; 카스티야 어 lucha)에서 /l/은 도대체 왜 구개음화 되었는가! 방금 찾아 본 라틴 어 어근이 luct-인 것을 보니까, kt에서 k가 구개음화되어 it가 된 다음에 이 i 때문에 구개음화가 일어난 듯하다. 어쨌든 여기서도 카스티야 어와 카탈루냐 어가 라틴 어에 있던 /k/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는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

4_로망스 언어에서 비강세 모음 축소가 일어나는 언어들의 분포를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겠다. 우선 로망스 언어 내의 계통부터 좀 정리를(…).

—-

23번 마디에서 가사 분절 오류 자진신고: pat-ria를 pá-tria로 고치세욤.

인터내셔널 가 바스크 어 음성 전사 악보

악보: http://frozenfiremeidi.net/blog/wp-content/uploads/2010/05/internazionala.pdf

악보와 음성 기호를 동시에 표현하기에는 라텍만한 것이 없지 싶다. MusiXTeX 패키지로 문서를 작성해 보려는 시도가 몇 년만에 성공해서 기쁘다.

바스크 어에서 철자 <h>나 <j>의 음가는 지역 방언에 따라 달라지지만, 바스크 어를 공부할 목적으로 만든 악보는 아니라서 방언별 차이를 하나하나 기술하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음가를 알고 싶다거나 악보에 나온 기호가 궁금하다거나 전사에서 크고 작은 오류를 발견했다거나 그 외 아무 말이나 하고 싶다면 댓글을 아끼지 말자.

Betagarri – Internazionala (유튜브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_YbxQ-of09U

참고문헌

Jansen, Wim. Beginner’s Basque. Bilingual. Hippocrene Books, 2002. Print.

Patrick, Jon D., and Ilari Zubiri. A student grammar of Euskara. (München): LINCOM Europa, 2001. Web. 3 May 2010. 

언어학 개드립

언어학 용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댓글로 물어보시면 그때그때의 성실성에 따라서 말을 지어내어 알려 드릴 수도 있습니다.

1.

K: 근데 왜 체중 감량은 요요가 일어나는데 증가는 요요가 안 일어나는지 몰러;
T:  높은 체중이 무표적인가보지
K:  ………………..
T:  그렇다면 나의 제약 순서는 어떻게 되는가 ((저는 비쩍 말라서 인기 따위는 없습니다.))
K:  減其肉者逆天也哉!
T:  쳇 하늘 따위!
K:  무표성이 곧 하늘임; innate한 것이니깤ㅋㅋㅋ
T:  뭐 기저형이 말랐나보지
K:  헐-_- 유전적 체형에 대한 faithfulness가 높은 것이었군.
T:  그렇습니다
K:  그럼 난 faithfulness와 markedness를 모두 거스르려 하고 있으니 뭔가 opaque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T:  sympathetic candidate의 도입은 어떠합니까
K:  그걸로도 안 풀릴 듯. selector 제약이 마땅치 않으니.
T:  쩝 하지만 체중 감량을 지향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거기 상응하는 제약이 있을 듯

각 술어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어도 책 자체는 번역서가 없어서 원서를 보다 보니 결국 한국어 용어에 익숙하지 않다?

2.

T: 뭐가 고마운 건데!
K: 하나부터 열까지 !
T: 숫자에게 고마운 건 아닐 거 아냐.
K: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 뭘 지시하는 거냐고욤!
K: 그것도 웃긴닼ㅋㅋㅋㅋㅋㅋㅋ
저런 표현이 가능한가 떠올려 봤는데
명숙이부터 시민이까지 고마워 !
이건 말은 되는데
거기까지만 고맙고 그 범위를 벗어난 사람들에게는 섭섭하다는 함의를 담고 있는 거 같애.ㅋㅋㅋㅋㅋㅋㅋㅋㅋ
T: 식사부터 후식까지 고마워!처럼 행위에도 걸릴 수 있다능
K: 우하하하하하하ㅏ핳하
그렇군.
T: 여튼 그러니까
하나부터 열까지가 각각 지시하는 대상을 밝혀 주시죠

/저질술자리개그/ [[사기]] [골계열전] 일부

Serotonin 님과 트윗을 주고받다가 술은 같이 마시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아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젯밤 술김에 신나서 번역하다가 어려운 한자가 많아서 그냥 저질 언어학 개그로 넘어갔는데, 오늘 사전을 찾아가면서 나머지 부분을 옮겼다. 순우곤 이 아저씨, 즐거운 술자리를 실컷 상세하게 묘사한 다음 정색을 하고 `그러니까 이러지 말자는 거죠.’라고 수습하다니, 참 치사해서 사랑스럽다. 게다가 그 결과로 술자리가 있을 때마다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니 부럽기 짝이 없다.

+물론 이 저질개그 자체는 Serotonin 님과 아무 상관이 없다.

제(齊) 위왕(威王)은 매우 기뻐하면서 후궁에서 주연을 베풀고는 순우곤을 불러서 그에게 술을 하사했다.

“선생은 얼마나 마셔야 취하는가?”

“저는 한 말(1.94리터)로도 취하고 한 섬(=열 말=19.4리터)으로도 취합니다.” (( http://ja.wikipedia.org/wiki/斗 위키피디아 일본어판을 보면 1말이 주(周)대에는 1.94리터, 진(秦)대에는 3.43리터라고 되어 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전국 시대니까 주를 기준으로 했다. ))

위왕이 물었다.
“선생이 한 말을 마시고 취한다면 어떻게 한 섬이나 마실 수 있겠나! 그 설명을 들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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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언어학개그/ 조음 음성학은 어떻게 키스에 도움이 되는가

[ [저질 언어학] 개그 ]가 아니라 [ 저질 [언어학 개그] ]입니다.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애교를 부리다가 이불 속에 들어와서 아래 글을 썼다. 나는 주사를 말로 부리는 편인 것 같다. 행동으로 하는 쪽이 오히려 뒤끝이 없을 것 같은데. 이것은 언어학 개그가 아니라 자학 개그다. OTL

조음 음성학에서는 말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방식을 다룹니다. 인간의 말소리는 공기가 폐나 목, 입, 혹은 입 밖으로부터 코나 입을 거쳐서 들어가거나 나오면서 생기는데, 이때 각 소리의 특성은 주로 코와 입 안의 모양에 따라 결정되고, 코와 입 안의 모양은 혀와 입술, 목젖, 여린입천장 등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공기가 통과하는 소리통 역할을 하는 코와 입 안의 모양을 결정하는 신체 부위를 조음 기관이라고 하고, 조음 기관 중에서 인간이 자기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각각 능동부와 수동부라고 부릅니다. 조음 음성학에서는 능동부의 어떤 부분이 수동부의 어떤 부분에 어느 정도로 가까이 가는지를 가지고 말소리를 기술하므로, 결국 대표적인 능동부인 혀와 입술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는 것을 주로 공부합니다. 따라서 조음 음성학의 지식은 혀와 입술의 움직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행위인 키스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우선 모국어의 음성학을 배우는 단계에서는 이미 익숙한 소리의 조음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자기가 혀와 입술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는 외국어의 음소, 혹은 더 나아가서 추상적인 소리를 기술하고 조음해 보면서 자기의 혀와 입술의 움직임을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훈련을 받으면 키스를 할 때 단순히 `감’에 따라 깨물거나 비비거나 핥거나 빠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가 어디를 자극받고 있는지와 어디를 어떻게 자극해야 할지를 아는 동시에 목표한 자극을 위해 자기의 혀와 입술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훈련은 실제 키스 경험이 없어도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공연히 서투른 키스로 상대에게 부끄러운 흑역사를 남길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너무 능숙한 테크닉 때문에 상대가 과거를 의심하더라도, 조음 음성학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해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음 음성학은 키스 테크닉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상대를 안심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키스에 참여하는 두 사람이 모두 조음 음성학을 공부했다면 자기가 상대를 리드하는 것을 넘어서 자기의 요구를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까지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의미로 보면 키스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이인 합동 조음일 것입니다. 달콤하고 끈적끈적한 크렘 드 카카오 화이트(Crème de Cacao White)를 윤활제로 입안에 머금고 이인 합동 조음을 연습해 봅시다. 해피 발렌타인!

뒷북 언어학 아이템 몇 가지

2010년 2월 5일 본문 수정

1. “노언어학자는 죽지 않는다, 다만 흔적을 남길 뿐이다.”

Old linguists don’t die… they just leave a trace.

http://www.cafepress.com/+old_linguists_jr_hoodie,13969110 via PhD Comics – Grad Forum – On Academia – Linguists unite and geek out!

흔적을 남긴다는 표현은 다른 티셔츠 문구에 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블로그에서 쓰는 필명 /ti/의 의미를 한 가지 더 추가해도 되겠는데? 🙂

1.을 발견한 김에 몇 년 묵힌 소재까지 같이 내놓아 보자.

2. Speculative Grammarian

1.의 문구가 나온 http://shop.cafepress.com/linguists 여기에 있는 여러 아이템을 가만히 보니까, 상당수가 언어학 개그의 본거지 Speculative Grammarian에 나온 것들이다. SpecGram에는 아침 식사 시 성인의 평균 발화 길이에 커피 섭취가 미치는 영향 등 재미있는 글이 많아서, 앞으로 언어학 개그 창작에 더욱 정진해야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데 좋은 자극이…… 안 된다. 좋은 언어학 개그를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언어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 흠흠흠.

3. CunninLynguists – Linguistics가 아니라Lynguistics

cunnin이든 뭐든 상관없어! 듣보잡 학과를 소환해주는 것만으로도 무조건 감사하는 거야! 우와아아앙! (( 하지만 `언어학’이 영어로 `linguistics’인 줄 모르는 타과생이 더 많을 거야. OTL ))

실제 가사는 언어학과 전혀 상관이 없지만, 바이올린 소리를 깔고 `언어학, 언어학, …’하는 훅 부분은 졸업 전에 한번은 써먹고 말겠다고 삼 년째 다짐하고 있다.

티셔츠를 입어 주세요

이 포스트는 2010년 1월 23일까지 최상단에 놓습니다. 또한 본문 퍼가기를 매우 권장합니다.

아래 문구가 적힌 옷이나 가방을 착용해 주실 분을 모집합니다.

Articulatory phonetics improves your kiss technique.
(조음 음성학을 공부하면 키스 테크니션이 될 수 있어요.)

지금까지 찍었던 어떤 도안들보다도 더 공들여서 만들겠습니다. 도안 형태도 가능한 한 입어 주실 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짜겠습니다. 제작 비용은 물론, 배송비가 들더라도 제가 모두 부담하겠습니다. 받아서 서랍 속에 묵혀 두지 말고 입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입어 주실 분은 아래 사항을 원하시는 대로 기재하셔서 2010년 1월 23일까지 이메일을 보내 주세요.

  • 물건: 티셔츠, 와이셔츠, 가방 등
  • 색상
  • 치수

한영, [[한시외전]] 제2권 23장: 닭의 다섯 가지 미덕

한번은 큰맘 먹고 교수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각자 먹을 것을 고르는데, 한 친구가 연어구이와 고등어조림 사이에서 고민했다.

“연어는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강물을 힘들게 거슬러 올라가니까 고등어를 먹어야지.”

“고등어에게도 우리가 모르는 미덕이 있을 거야. :-P”

이렇게 말했더니, 미덕이라는 표현 때문에 다들 웃었다.

나중에 [[한시외전]]에서 그때 일이 떠오르는 대목을 발견했다. 이 친구에게 닭도 먹지 말라고 알려 주어야 하나?

이윤은 하를 떠나 은으로 갔다. 전요는 노를 떠나 연으로 갔다. 개자추는 진을 떠나 산속으로 갔다. 전요는 노 애공 밑에서 일했지만 주목받지 못해서, 애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임금님에게서 물러나겠습니다. 고니가 중용되겠군요. ((黃鵠舉矣에서 黃鵠이 주어이면 舉를 어떻게 해석하지?)) ”

애공이 말했다.

“무슨 말인가?”

“군주께서는 저 닭을 못 보셨습니까? 머리에 관을 쓴 것은 문입니다. 발에 며느리발톱을 단 것은 무입니다. 적이 앞에 있을 때 싸움을 무릅쓰는 것은 용이고, 밥을 보고 상대를 부르는 것은 인이며, 밤을 지키면서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은 신입니다. 닭이 이러한 덕목 다섯 가지를 갖추었는데도 군주께서 이놈을 매일 데쳐서 잡수시는 것은 어째서일까요? 바로 닭이 온 곳이 가깝기 때문입니다. 저 고니는 단번에 천 리를 날아와서 임금님의 정원이며 연못에 죽치고는 임금님께서 키우시는 물고기나 자라를 잡아먹고 기장이나 대들보를 쪼기나 하지 이와 같은 다섯 가지 덕은 없는데, 군주께서 이를 소중히 여기시는 것은 어째서이겠습니까? 고니가 온 곳이 멀기 때문입니다.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고니가 중용되겠지요.”

애공이 말했다.

“잠깐, 내가 그대의 말을 적어 놓겠다.”

전요가 말했다.

“제가 듣기로는 밥을 먹으면 그릇을 깨지 않고, 나무 그늘의 덕을 보면 가지를 꺾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를 쓰지도 않으시는데 말을 적으셔서 무엇합니까?”

그리고는 떠나서 연으로 갔다. 연에서는 그를 재상으로 임명했다. 삼 년이 지나자 연의 정치는 매우 안정되고 국내에 도둑과 강도가 사라졌다. 애공은 휴우 하며 매우 탄식하고, 이 때문에 침소를 피한 것이 석 달이었고, 의복을 줄였다.

“처음에 신중하지 못하고 나중에도 뉘우치지 않으면 다시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伊尹去夏入殷。田饒去魯適燕。介子推去晉入山。田饒事魯哀公而不見察,謂哀公曰:“臣將去君,黃鵠舉矣。”哀公曰:“何謂也?”由饒曰:“君獨不見夫雞 乎?[首戴冠者,文也。足搏距者,武也。] ((이 부분은 위키 소스 본문에서 빠져 있다. 예문서원에서 나온 번역본(임동석 역, 2000년 출간)의 원문에서 보충해서 넣었다.)) 敵在前敢鬬者勇也,見食相呼者仁也,守夜不失時者信也。雞雖有此五德,君猶日瀹而食之者何也?則以其所從來者近也。夫黃鵠一舉千里,止君園池,食君魚鱉, 啄君黍粱,無此五德者,君猶貴之者何也?以其所從來者遠也。故臣將去君,黃鵠舉矣。”哀公曰:“止!吾將書子之言也。”田饒曰:“臣聞食其食者,不毀其 器。陰其樹者,不折其枝。有臣不用,何書其言為?”遂去之燕。燕立以為相。三年,燕政大平,國無盜賊。哀公喟然太息,為之辟寢三月,減損上服。曰: “不慎其前無悔其後,何可復得?”

http://zh.wikisource.org/wiki/%E9%9F%93%E8%A9%A9%E5%A4%96%E5%82%B3/%E5%8D%B7%E7%AC%AC2

이 포스트는 채식 옹호와는 전혀 무관하다. 이런 말은 덧붙이기도 낯뜨겁다.

양웅, [[법언]]

양웅은 서한 말의 `언어학자’라는 설명 때문에 이름만 기억해 둔 정도였다. 여러 해 동안 그 상태에 있다가 2009년 2학기 늦가을이 되어서야 [[법언]]을 읽어 보았다. 시험 공부를 제외한 모든 것에 대한 흥미가 300% 증가할 때인데도 정말 재미가 없었다. 다음에는 언어학자로서 썼다는 [[방언]]을 보아야겠다.

한문 원문은 자유문고에서 나온 번역서(최형주 역, 1996년 출간)에서 가져 왔고, 한국어로는 내가 따로 옮겼다.

[10. 중려(重黎)] 중에서
或問: “趙世多神, 何也?”
누군가가 물었다.
“조 시대에 신비한 일이 많았던 것은 어째서입니까?”

번역서에는 진(秦) 왕실이 조(趙)씨였다는 점에서 `진대에’ 신비한 일이 많았다고 되어 있지만, 나는 [[사기]]의 [조세가]가 먼저 떠올랐다. 진, 조 중 어느 쪽이든 [[사기]]의 [본기]와 [세가]에서 웬만한 괴담은 [진(秦)본기], [진시황본기], [고조본기], [금상(=무제)본기], [조세가]에 집중되어 있어 있었던 것 같다. 진 시황이나 한 고조는 창업 군주에게 갖다 붙이는 전설만 해도 상당할 터이고, 또 진 시황과 한 무제가 워낙 신선에 집착했으니까 창작 괴담이나 방사에게 사기당한 이야기가 충분히 있을 만하다. 결국 [조세가]만 붕 뜨는 기분이다. 다른 제후국의 [세가]에는 괴담이 거의 없다. 진 시황의 어머니가 조 출신이라서 분서갱유 때 조의 역사책만 남겨 놓았다는 이야기를 몇 년 전에 어느 책에서 읽었지만, 아무래도 그럴듯한 설명은 아니다.

어쨌든 여기서, 나도 궁금했어요. 왜 조에만 신비한 이야기가 많을까효? 드디어 답을 얻을 수 있는 거야? 두근두근…… 잠깐, 여기서 `子罕言怪力亂神, 선생님께서는 괴담이나 폭력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으셨다.’ (([[논어]] [자한])) 라고 하면 반칙이야. 실망할 거야. 삐칠 테야.

(계속)
曰: “神怪茫茫, 若存若亡, 聖人曼云.”
대답했다.
“귀신 이야기나 괴담은 아득해서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다. 성인께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으셨다.”

OTL

양웅이 한 무제의 증손자인 선제 때 살았으니까, 무슨 문제를 들고 와도 공자님 말씀으로 아닥시키는 것이 무려 서한 후반부터 가능했다는 말이군효ㄷㄷㄷ

그래도 저자와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살았던 사람에 대한 평가는 조금 재미있었다.

[12. 군자] 중에서
乍出乍入, 淮南也; 文麗用寡, 長卿也; 多愛不忍, 子長也. 仲尼多愛, 愛義也; 子長多愛, 愛奇也.
[대략 유학자가 긍정적으로 볼 만한 어떤 것에] 잠깐 나갔다가 잠깐 들어왔다 하는 이는 회남왕(유안)이다. 문장이 화려하고 쓰임새가 적은 이는 사마상여 선생이다. 애착이 많아서 참지 못했던 이는 사마천 선생이다. 공구 선생이 애착이 많았던 것은 의로운 것을 사랑했기 때문이지만, 사마천 선생이 애착이 많았던 것은 신기한 것을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신기한 것에 대해서 못 참을 정도로 애착을 가졌다니 남 이야기 같지 않다. 😀

그나저나 수십 년이 지나고 왕충은 [[논형]]에서 공자님 말씀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는데…… 중앙도서관에서 [[논형]]을 빌렸을 때는 도피하기 곤란할 만큼 시험이 닥쳐서 다 읽지는 못했으니까 다음 기회에 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