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고민하던 문제가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뻘짓이었는지 알아 버렸다.
언어학 전공자들 사이에서 비공식적으로 통용되는 관찰: 귀여운 발화에서는 조음 위치가 앞으로 이동한다. ((사실 완전히 비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젊은 세대들이 치조음을 치음으로 낸다는 기술은 여러 책에 나오는데, 책을 찾으러 돌아다니기 귀찮으니까 서지사항은 나중에 써야겠다. 사실 이런 식으로 출처를 묻어버린 일이 적지 않… 잘못했어욤.))
– 지지하는 사례: 치조음의 치음화, 후설 모음의 전설화
– 반례: 치조음의 경구개음화?
이 바보. 저게 어떻게 반례가 돼. 입천장(경구개)이 윗잇몸(치조)보다 뒤에 있다고 해서 경구개음이 치조음보다 뒤에서 날 것으로 생각해 버리다니. (설첨-)치조음을 낼 때는 혀끝이 윗잇몸에 있지만, (설면-)경구개음에서는 혀끝이 더 앞으로 나와서 아랫니에 닿잖아?
그래도 어떻게든 변명을 해 보자면, 자음에 이름을 붙일 때 조음 위치의 수동부만 명시하는 관례에도 일말의 원인이 있지 않을까… ((자음의 이름은 `무성 유기 연구개 파열음’처럼 `성+기식+조음 위치+조음 방식’이 된다.)) 하지만 2007년 2학기 바스크 어 발표 이후로 관례야 어쨌든 설면-치음, 설첨-치조음처럼 능동부까지 꼬박꼬박 적어 온 것도 나니까 할 말이 없다. 잘못된 추론의 일례로 두고두고 써먹고 싶지만, 언어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겠군.
덧붙임_조음 위치는 능동부와 수동부 사이의 거리가 가장 작아지는 지점을 말하니까, 경구개음이 치조음보다 뒤에서 난다는 말을 꼭 틀렸다고 볼 수 있나 싶기도 하다. 그냥 귀여운 발화에서는 혀가 앞으로 나온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