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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馬遷, 史記, 留侯世家: 역이기의 6국 회복 주장 및 장량의 반론

이 포스트는 [[사기]]의 [유후세가]와 [역생육고열전]만을 참조해서 작성하였다.

한 3년, 항우가 한왕을 형양에서 급히 포위하였다. 한왕은 두렵고 걱정스러워하면서 역이기와 초의 세력을 약화시킬 방법을 의논하였다. 역이기가 말하였다.

“옛날에 성탕께서 걸을 정벌하시고는 걸의 후손에게 기 땅을 주셨습니다. 무왕께서도 주를 정벌하신 다음 주의 후손에게 송 땅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진이라는 나라는 덕과 의를 폐기했습니다. 제후들이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공격하고 여섯 나라의 후손을 멸망시켜서 송곳 하나 꽂을 땅도 없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 폐하께서 진정으로 여섯 나라의 후손을 복위시키셔서 제후의 도장을 주실 수 있다면 그들과 신하, 백성들까지 모두 폐하의 덕을 받들어 감화를 입고 의를 사모해서 머리를 조아리며 종이 될 것입니다. 덕과 의가 시행되었을 때 폐하께서 왕좌에서 패권을 잡았다고 선언하시면 초는 반드시 옷깃을 여미고 신하의 예를 갖출 것입니다.”

한왕이 대답하였다.

“좋아. 도장을 파게 할 테니까 선생이 가서 그들에게 도장을 채워 주도록 하지.”

역이기가 아직 출발하기 전에 장량이 밖에 있다가 알현하러 들어왔다. 이 때 한왕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장난.

정리 2.1 (선비의 정리)

집합 지금: 지금 살고 있는 사람, 일어나는 사건, 시행 중인 제도 등의 집합,
집합 옛날: 이전에 살던 사람, 일어났던 사건, 시행되었던 제도 등의 집합.
위 집합에서 다음과 같은 함수를 정의해 보자.
함수 비유: 지금→옛날. 비유(a)는 현재의 a에 대응하는 과거의 대상을 말한다.
함수 결과: 지금→지금, 옛날→옛날. 결과(a)는 인물 a의 행동, 사건 a의 결과, 제도 a의 효과 등을 말한다.
그러면 아래 다이어그램이 교환 가능하다.
liu111

따름정리 2.2

역이기의 주장: 결과(무왕)=천하통일, 비유(천하통일)=천하통일이므로, 비유(유방)=무왕이면 결과(유방)=천하통일이다.

장량의 반증: 비유(유방)=무왕일 수 없다. 그 이유로는 아홉 가지가 있는데……

비유는 함수가 될 수 없다. 지금 일어난 사건이 과거의 다른 일에 꼭 들어 맞는다고 할 수도 없고, 들어 맞는다고 해도 그런 대상이 유일한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비유가 함수라고 해도, 현재의 사건이 과거의 여러 사건에 들어맞을 수도 있고 옛날 일에 대응하는 현재의 사건이 없을 수 있으므로 비유^(-1)의 존재를 보장할 수 없다. 그리고 사실, 옛날의 다양한 시간대를 한 덩어리로 묶을 수도 없다.

개드립을 친 김에 설정을 살짝 바꾸어 보자.

유방: (반짝반짝) 누님, 누님, 자방 누님, 일로 와 봐요. 좀 전에 어떤 논객이 그러는데, 탕이나 무왕처럼 육국의 후예한테 제후 도장을 나눠줘서 덕과 의를 실행하면 항적을 버로우타게 만들고 세계를 정복할 수 있대요.

장량: 휴우…… 어떤 망할 놈이 이딴 걸 계획이라고 세운 거야!

유방: 아앗 왜?

장량: 좋아, 이 누나가 하나씩 설명해줄 테니까 젓가락 줘 봐. 먼저, 탕은 걸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자신이 있어서 후손한테 땅을 준 건데 지금 폐하가 항적의 목숨을 갖고 놀 처지야?

유방: (도리도리)

장량: [탕하고 폐하하고 상황이 다른 걸 알겠지?] 이걸로 하나. 다음, 무왕은 주의 목을 쳤으니까 후손에게 땅을 준 건데 지금 폐하가 항적의 목을 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유방: (도리도리)

장량: [무왕이 간지 좀 나니까 제대로 따라하지도 못할 거면서 가오만 흉내내고 싶어하기는.] 둘. 다음, 무왕은 주가 탄압했던 사람들을 복권시켰어. 지금 폐하가 인덕있고 유능한 사람들을 그렇게 대우해줄 수 있어?

유방: (도리도리)

장량: [그런 주제에 덕은 무슨 덕이야?] 셋. 다음, 무왕은 주의 창고를 풀어서 빈민들에게 나눠줬는데 지금 폐하가 그럴 수 있겠어?

유방: (도리도리)

장량: [사람들이 퍽이나 의를 사모하겠다.] 넷. 다음, 무왕은 정복이 끝난 다음에 무기를 다 폐기하고 더 이상 무력을 안 쓰겠다고 선언했어. 지금 폐하가 군대를 없앨 수 있어?

유방: (도리도리)

장량: 다섯. 다음, 무왕은 전차에 썼던 말을 다 화산 남쪽에 풀어줬는데 지금 폐하가 그럴 수 있어?

유방: (도리도리)

장량: 여섯. 다음, 무왕은 또 군수품 수송에 썼던 소를 모두 도림 북쪽에 풀어줬어. 지금 폐하가 그렇게 할 수 있어?

유방: (도리도리)

장량: 일곱. 다음, 지금 육국의 후예들이 갈 곳이 없으니까 그쪽 출신들이 폐하를 따라오는 거지, 자기 땅이 생기면 다 떠나 버릴 거 아냐. 여덟.

유방: 앗!

장량: 초를 약화시킬 생각을 하면서 육국을 키워? 걔네가 초에 붙어 버리면 어떡하려고? 그 논객 말대로 하면 폐하는 끝이야.

유방: (먹던 음식을 뱉고) 퇘퇘, 나쁜 유생 시키!

사마천, [[사기]], [제55권 유후세가] http://www.tonyhuang39.com/page/cc087.html

장량을 누님 모드로 설정한 이유:

[항우본기]
유방: 항백과 그대 중 누가 나이가 많은가?
장량: 항백입니다.
유방: 그러면 나도 항백을 형님으로 모셔야겠군.

[유후세가]
사마천: 나는 장량이 기골이 장대하리라고 예측했는데 초상화를 보니 생김새가 여자처럼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