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배척하는 개그 패턴이 두 가지 있다.
- 자기비하: 몸으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말로만 자기를 비하하는 것.
- 동음이의어: 발음의 유사성만 가지고 단어를 바꾸어 쓰는 것.
주변 사람들이 저런 식의 개그를 시도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규탄해 온 나로서는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차마 `입문대학 어느학과’라는 말을 꺼내거나 포스팅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저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이야기해볼 만하다.
- 어느학과 (2006년 봄)
1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첫 전공과목의 첫 시간에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이 있다. “누가 과를 물어볼 때 언어학과라고 대답하면, 사람들이 언어학과가 있는 줄 잘 모르니까 `어느 학과’라고 반문했다고 오해할 때가 있었어요.” - 입문대학 (2009년 봄)
아마 기말고사 기간이었을 것이다. 모처럼 배달 음식을 시켰다. 학내 지리에 밝은 주변 음식점으로 전화를 걸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수화기 너머에서 몇 번씩이나 배달 위치를 다시 말해 달라고 요청하기에, 딱히 못 알아들을 말도 없는데 왜 그럴까 하면서 계속 인문대학[임문대학]이라고 알려 주었다. 이런 일은 처음 겪어 보아서 음식이 제대로 올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배달원은 익숙하게 찾아왔다. 밥을 다 먹고 친구와 돈을 나누려고 영수증을 보니까, 배달 장소가 **대학교 입문대학이라고 적혀 있었다. 뭐, 조음 위치 동화가 표준 발음은 아니니까 [임문대학]으로 오해를 산 것도 내 탓이기는 하다 OTL
언어학과가 존재감이 없다는 사실은 당연할 정도이지만, 인문대학까지 듣보잡이라니 흠좀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