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음음성학을 공부하면 키스테크니션이 될 수 있어요’는 지난 몇 달 동안 상당히 흥했던 개드립이었지만, 최근 인과 관계의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음은 물론 상관 관계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는 판단이 들어서 전공 개그에서 사기를 치면 곤란하다는 생각에 그만 포기하기로 했다. 어제 ㅇㅈ님과 주고받은 SMS를 무단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전략)
ti: 그리고 나는 조음음성학키스테크닉을 포기하기로 했…
ㅇㅈ: 엥 왜??
ti: 열심히 생각해 봤는데 사실이 아닌 것 같아(…).
ㅇㅈ: 음성학적으로 아무리 정교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키스의 감의 진수에는 도달할 수 없다는 건가…
ti: 도달할 수 없다기보다는 다른 영역인 것 같아 음성학에서 다루는 것은 특정 소리를 목표로 하는 움직임이지만 키스는 가능한 한 많은 자극을 주기 위한 움직임이고 결정적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내가 계산할 수 없어
ㅇㅈ: 음 ㅠㅠ 정말이군 ㅠㅠ 역시 경험치를 쌓는 편이..
ti: 결국 키스를 열심히 하면 조음음성학을 잘 할 수 있다는 암울한 결론 ((정확하게 말하면 함의 관계까지는 아니고, `키스테크니션은 조음음성학을 잘할 수 있어요’ 정도의 주장이나 겨우 가능하다는 정도.))
ㅇㅈ: 앗 왠지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ㅋㅋㅋㅋ
ti: 예수님도 말씀하셨지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ㅇㅈ: 부익부 빈익빈 ㅜ 언어학을 하기 전에 나가서 키스나 많이 하고 다녀야겠어요>_<
(후략) ((거듭 말씀드리지만 모든 언어학과 학생들이 이딴 대화를 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나의 언어학 개그는 기술적이고 ((여기서 기술은 記述과 技術 모두를 말한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을 아무개를 위해 영어로 쓰면 descriptive와 technical을 동시에 말한다능. 😉 )) 세부적인 부분밖에 다룰 수 없는 것인가(…). 가지와 이파리만 주워 모으는 인생이니까, 배고픔에 낚여서 빡친 예수 그리스도의 저주로 평생 열매를 못 맺게 될지도. ((마태복음 21장 18~19절.))
아으
이제 무효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