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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꺼진 불도 다시 보자 &#187; 코리안 스타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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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frozen fire, rose water dro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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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기를 엽전으로 만드는 말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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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04 Jul 2009 13:02:17 +0000</pubDate>
		<dc:creator>ti</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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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CDATA[코리안 스타일]]></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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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학기 초라면 2학년생들이 한창 새내기들을 데리고 열을 올릴 때이다. 모두 모여서 점심에 후식까지 배부르게 먹고 나면 두 시 반 무렵이 된다. 아직 추운 초봄이지만 그나마 조금은 따뜻해져서 움직이기 좋을 시간이다. 마침, 몸을 풀 만한 놀이도 있다. 원칙적으로야 말소리가 필요 없지만, 하다 보면 몸보다 목청이 더 풀리는 놀이이다. 이 놀이의 인기가 학교 전체로 보자면 퍽 시들었다고는 해도, 대략 두 단과대학에서는 여전히 그 놀이를 활발하게 즐긴다고 한다. 그 중 한 단대 내에서도 특히 잘 논다는 학과 학생들이 주로 모여서 그 놀이를 하는 통로가 있다. 게다가 그 통로는 그 학과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다.</p>
<p>그 통로 바로 옆 건물 1층에서 정확히 두 시 반에, 바로 그 학과의 전공필수과목 수업이 있었다. 갓 부임한 서유럽 출신 교수가 때로는 창문 밖에 대고, 때로는 직접 나가서 조용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들 영어를 잘 알아들어서 곧 소음이 잦아든다. 하지만, 다음 주가 되면 다시 시끄러워진다. 3월 내내 이런 상황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하루는 교수가 수강생들에게 이 문제로 한마디 했는데, 수강생 두 명이 어이없는 대답을 했다.</p>
<blockquote><p>교수: 어째서 저 친구들은 여기서 수업을 하는 줄 알면서도 저렇게 시끄럽게 떠들고 놀까요?</p>
<p>학생 1: <strong>그게 `코리안 스타일&#8217;이에요.</strong></p>
<p>교수: 그게 지금 여러분 나라에서 일반적인 일이라고 해도, 여러분이 앞으로라도 자기 나라를 더 좋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p>
<p>학생 2: 오히려 10년 전에는 안 그랬어요. (다른 학생들 웃음)</p>
<p>교수: 그러면 더 나빠지고 있단 말이에요?</p>
<p>[물론 이 대화는 모두 영어였지만, 내가 맞게 알아들었다고 치자. <img src='http://frozenfiremeidi.net/blog/wp-includes/images/smilies/icon_wink.gif' alt=';-)' class='wp-smiley' />  ]</p></blockquote>
<p>나는 첫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수업이나 연구에 방해를 주지 않고 편히 놀 만한 공터가 없어서입니다. 만약 있다면, 학교에서 당장 그 자리에 건물을 세웠겠지요. 지난 몇 년 동안 이 학교에서 새로 생긴 건물 상당수가 그런 공터나 운동장을 밀어버리고 들어선 것이고요. 학교는 기존 건물에 있던 학생 자치 공간도 줄이거나 없애지 못해서 안달이에요. 이 수업 시간 동안 밖에서 노는 저 친구들 말고도 옆 복도에서 떠드는 친구들도 많지 않습니까? 갈 만한 곳이 있다면 벌써 거기로 이동했을 텐데 갈 곳이 없으니까 그러는 겁니다. 저 친구들에게 배려심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동시에 저 친구들이 학교에 자기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해 달라고 직접 요구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선생님께서도 저 친구들이 모여서 노는 것 자체를 문제로 삼으시지는 않으셨잖아요.</p>
<p>이 말을 영어로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좌절하다가 `코리안 스타일&#8217;이라는 말을 듣고 절망해 버렸다. 누구 마음대로 이 문제를 나라 문제로, 세대 문제로 만드는 겁니까. 학생 1님, 정말 다른 나라 대학에  가 보셨나요. 학생 2님, 10년 전에도 대학에 다니고 계셨나요(학생 1님은 20년 전에 다녔을 것 같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인 교수에게도 과연 그렇게 대답하셨을까요.</p>
<p>어쨌든 얼마 후 그 학과를 거명해가며 그 놀이를 자제해 달라는 게시물이 학교 비공식 커뮤니티에 올라와서 베스트게시물이 되었다고 한다. 들어가서 읽어 보았더니 이 수업 수강생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덧글이 눈에 띄었다. 굵은 글씨 강조는 내가 했다.</p>
<blockquote><p>오늘 ***(과목 이름) 시험 보는데도 ###(놀이 이름);;;<br />
아 물론 예전부터 *** 시간에는 거의 매 시간 ### 했지만;;<br />
<strong>게다가 외국인 교수님이 하시는 강의인데<br />
한국 전체에 대한 인상도 고려해주시는 것이 좋겠어요 제발.</strong></p></blockquote>
<p>두 달도 더 된 일이지만 역시 지금 다시 읽어도 무섭다.</p>
<p>한국에 대한 그 교수의 인상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이 있다면, 오히려 놀이 하나에 `코리안 스타일&#8217; 운운하면서 스스로 엽전이 되는 것이나 자기보다 몇 살 어린 후배들을 `우리 때는 안 그랬다.&#8217;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까고 보는 것이라는데 한 표를 주겠다. 애초에 그 교수가 한국 전체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을지를 우리가 걱정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p>
<p>덧붙임 #1</p>
<p>아무래도 그 교수의 성이 영어 이외의 유럽 어라서인지, 성명을 잘 외우지 못하고 그저 `외국인 교수&#8217;라고만 지칭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분이 한국에 대해 가지실 인상까지 신경 쓰는 친구들은 어떨지 살짝 궁금해진다. <img src='http://frozenfiremeidi.net/blog/wp-includes/images/smilies/icon_razz.gif' alt=':-P' class='wp-smiley' /> </p>
<p>덧붙임 #2</p>
<p>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해서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겠다. <img src='http://frozenfiremeidi.net/blog/wp-includes/images/smilies/icon_razz.gif' alt=':-P' class='wp-smiley'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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